통영의 한려수도 케이블카는 연간 탑승객이 130만명이 넘는 남해안의 명물로 아주 성공한 케이블카인 동시에 세계에서도 몇 안되는 명품 케이블카로 우뚝 섰다. 이 때문에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줄이어 통영시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통영시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먼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를 결정한 시 관계자들의 수완에 부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산고(産苦) 끝에 탄생, 그리고 잇따른 고장= 한려수도 케이블카는 조성 초기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개통 시기도 수시로 변경됐다.
통영시가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179억여원을 출자해 설립한 통영관광공사는 2007년 4월 25일 설립됐지만, 케이블카는 1년이 지난 2008년 4월 18일 개통됐다.
통영시 도남동 하부역사에서 미륵산의 8부(높이 해발 385m) 능선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는 총 길이 1975m로 국내 최장거리인 데다, 아름다운 미륵산의 생태계 훼손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불교계의 반발로 수시로 공사가 중단됐다.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실시되고 법정투쟁까지 벌이는 등 공사기간만 5년(착공 2002년 12월)이 소요됐다.
공사기간 중에 보조와이어가 터져 일하던 인부가 사망하고 담당공무원이 과로로 숨졌으며, 개통 한 달도 안돼 3번이나 멈춰 서는 잦은 고장과 이를 해소하려던 초대 사장은 현장 점검 중에 손가락을 잃기도 했다.
◆한려수도 케이블카 제원과 케이블카의 유래= 미륵산의 한려수도 케이블카는 한국에서는 유일한 2선(bi-cable) 자동순환식 곤돌라 방식으로 스위스의 최신 기술로 설치됐으며, 길이도 1975m로 국내 일반관광객용 케이블카 중에서는 가장 길다.
특히 그렇게 긴 길이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적인 설계에 의해 중간지주는 1개만 설치해 환경보호는 물론, 탑승객에게 아주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또 8인승 곤돌라 48대가 연속적으로 탑승객을 운송함으로써 지체 없이 탑승이 가능하며, 아름다운 한려수도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케이블카의 시초는 고대 이집트에서 줄다리를 이용해 사람과 화물을 건너게 한 것이다.
근대적 의미의 케이블카는 1644년 네덜란드의 Adam Wybe가 Danzig의 성에서 계곡을 건너 언덕 위에 있는 마을에 두 가닥의 삼밧줄을 걸어 다수의 화물을 동시에 매달아 운반했는데, 이때 삼밧줄을 드럼(Drum)에 감아 말을 이용해 당겼다고 한다.
그 후 철선(wire rope)을 이용한 현대적 의미의 케이블카는 19세기에 출현해 1894년 밀라노 박람회에 출품된 바 있고, 1908년에는 이탈리아의 보젠(Bozen)이라는 산악지형에 1500m의 길이의 영업용 삭도가 설치됐다. 케이블카는 알프스뿐만 아니라 산악이 많은 일본으로 빠르게 전파됐고, 한국에도 1910년 강원도 삼척탄광에 석탄운반용으로 사용된 바 있다.
그러나 승객용 제1호는 1958년 서울 창경원에 340m 길이의 케이블카가 설치됐고(1970년 철거), 1962년에는 서울 남산에 600m의 길이의 케이블카가 설치된 이래 현재는 40여 개소에 관광, 스키, 화물 운송용 등으로 설치돼 있다.
◆얼마나 벌고, 얼마나 지출하나= 지난 한해 동안 케이블카를 이용한 승객은 134만여명이다. 어른 1인 탑승요금은 왕복 9000원이고, 단체는 8000원이다. 통영시민은 왕복 7000원, 편도 4000원으로 할인혜택을 받고 있으며 장애인이나 국가 유공자도 할인 혜택을 받는다.
지난 한해 동안 통영관광개발공사가 벌인 돈은 112억여원이다.
이 가운데 케이블카와 상부 및 하부역사 매점운영사업에서 102억원을 벌었으며 임대사업 4억여원, 대행사업에서 5억6854만원을 벌었지만, 대부분의 수익은 케이블카 탑승요금에서 나왔다.
이는 지난 2010년 94억3518만원보다 17억8578만원이 늘어난 금액으로 그만큼 탑승객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이에 반해 지출은 61억2100만원으로 영업비용이 46억8437만원, 영업외비용 6126만원, 법인세 10억2351만원을 비롯 세금이 13억7536만원이다.
영업비용의 대부분은 총 25명의 직원과 기간제 근로자들의 인건비·복리후생비 등이 22억여원, 수선비, 수도광열비, 재료비, 감가상각비 등 주요 지출원인이다.
◆출자자인 통영시의 수익은= 통영관광개발공사는 2011년 결산에서 36억여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통영시에 28억원을 배당해 시 재정을 도왔다.
통영관광개발공사는 올해 배당 이외에도 2011년까지 56억원을 통영시에 배당했으며, 케이블카 하나로 연간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1300억원에서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경제의 효자종목임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통영관광개발공사는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 자산 240억여원, 부채 14억6671만원, 자본 225억여원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동안 축적된 이익금으로 은행에 80억원 정기예금도 있다.
◆안전성 등 문제점은 없나= 자나깨나 안전성 확보 문제가 관건이다.
개장 초기에는 운영미숙과 부품 결함으로 잦은 사고가 있었다. 지금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지난달 28일 열린 제137회 통영시의회에서 강혜원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지난 13일 대구 팔공산 케이블카에서 1명이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경쟁의 시대에 통영케이블카도 항상 긴장하고 끊임없이 변화하지 않으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은 한순간이다”고 관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한려수도케이블카는 지난해 8월 20일 탑승객 400만명을 달성했고, 한국브랜드경영협회가 주최한 2011 대한민국 소비자신뢰 대표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면서 4년 연속 본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지만, 안전사고 대응훈련 모습이나 관계기관에 안전검사를 특별히 받아 ‘통영 케이블카는 안전하다’는 것을 전국에 홍보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남신문 신정철 기자-
|